국화꽃 향기 / 김춘경
투명한 찻잔 가득 그윽한 국화꽃 향기
뜨거운 액체 목젖을 타고 흘러내리면
알싸한 과거를 훑어 내며
혀끝에 달라붙는 물기 빠진 꽃잎 하나
밥알에 섞인 돌멩이처럼 딱딱하니 선다
사라진 건 사랑이 아니라 향기라고
말라 버린 건 추억이 아니라 꽃잎이라고
단단해진 건 결별이 아닌 그리움이라고
되 뇌이 듯 입술을 부딪힐 때마다
비켜 갔던 통증들이 꽃잎으로 되돌아 온다
그래, 너도 한때는
향기로운 국화꽃송이의 완전한 한쪽으로
연약한 몸 휘감기던 부드러운 사랑이었으리
혀끝으로 밀어낼 수 없는
숨막히게 아름다운 꽃잎이었다 고백하리
노오란 향기 향긋한 오늘같은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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