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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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스물여섯 번째 할 일 / 혼자 힘으로 뭔가를 팔아보기

감사^^* 2010. 2. 12. 18:56
스물여섯 번째 할 일 / 혼자 힘으로 뭔가를 팔아보기


한 젊은이가 취업을 하려고 낯선 지역을 찾아갔다.
어떤 회사의 세일즈맨으로 입사를 지원했지만
학력 미달이라는 이유로 그만 낙방하고 말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담당자를 찾아가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한참 후 단당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좀 기다려봐요. 다른 사람들의 면접이 전부 끝난
다음에 다시 이야기 합니다."
그는 다시 희망을 가지고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달리 갈 곳도 없었다.
그러나 배가 너무 고파서 마음 편히 기다릴 수가 없었다.
오전 10가 되어가는데 아무것도 못 먹었던 것이다.
면접 행렬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한 사람씩 서류를 작성하고, 면접실로 불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기다리는 사람이 70~80명은 되어 면접은 오후
5시는 되어야 끝날것 같았다.
그렇다고 입사 면접을 보러 온 처지에 구내 식당에
가서 밥을 달라고 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회사는 신개발 지역에 있어서 근처에 식당이나
편의점이 전혀 없었다.
밥을 먹으려면 고속도로로 나가 비교적 가까이 있는
도시까지 다녀와야 했다.
그는 겨우 밥 한 끼 먹으려고 그곳까지는 다녀오기는
싫었으므로 배고픔을 달래며 면접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지켜봤다.
그들도 배가 고파보였다.
많은 사람이 힘없이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이 회사의 면접을 위해 먼 곳에서 아침을 거르고 나온
모양이었고, 자칫 잘못해 면접 시간을 놓칠까봐
자리를 뜨지 못했다.
누군가가 "도시락을 사다주면 수고비를 줄 텐데"
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만큼 배가 고팠던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그는 더 이상 배고픔을 참고 싶지 않아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했다.
"제가 도시락을 사다 드리죠."
사람들이 기뻐하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 그에게 주었다.
몇몇은 수고비를 붙여 건네주었다.
처음에는 한사코 사양했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이
더욱 고집스럽게 들이밀었다.
그는 20여명의 주문을 받아 출발했다.
가까운 도시에 도착한 그는 패스프드를 파는 가게를
찾아가 지배인에게 "단체 주문이니까 20퍼센트를
깍아줄 수 있느냐" 고 물었다.
그러자 지배인은 아주 흔쾌히 그렇게 해주겠다고
대답했다.
게다가 일단 음식값의 절반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오후 늦게 내는 것으로 협상했다.
이런 조건으로 50개의 도시락을 사서 택시에 싣고
회사로 돌아오자, 사람들이 그를 개선장군처럼
맞이해주었다.
20개는 부탁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고 나머지
30개는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팔기 시작했다.
그가 사온 값보다 30퍼센트 비싼 가격을
제시했는데도 순식간에 모두 팔렸다.
도시락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들이 몹시 후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더 많은 도시락을 사오지 못한 점을 후회했다.
도시락을 판 것 까지는 좋은데, 그 자신이 먹을
것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상당한 돈이 수중에 떨어지자, 그는 너무
기쁜 나머지 이 회사에 입사하려고 면접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엉뚱한 생각을 했다.
`우와! 꽤 짭짭한걸. 차라리 이 기회에 신개발
지구를 돌아다니며 도시락 장사를 해볼까?'
그가 도시락을 사러 다시 출발하려고 할 때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뒤돌아보니 채용 담당자였다.
그가 도시락을 파는 모습을 본 듯, 엄지를 치켜들며
말했다.
"젊은이, 대단하네! 아이디어가 뛰어나군. 아침에
말한 게 허풍은 아니었어. 관례를 깨고 자네를 우리
회사 영업사원으로 채용하기로 결정했네."
그는 잠깐 사이에 자신의 운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선 밥부터 먹고 난 뒤에 이야기해요."
담당자는 그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
"저기 구내 식당에 가서 같이 밥을 먹지 그래.
내가 자네를 뽑기로 했으니까 이제 우리 회사 사원이
된 거나 마찬가지라고."
그는 그제야 자신이 성공한 세일즈맨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늘 아래 모든 사람에게는 `세일즈맨' 과
`비(非)세일즈맨' 구분이 없습니다.
다만 `우수한 세일즈맨' 과 `우수하지 못한
세일즈맨' 이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