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 독서란 ▤/야베스의 기도

고통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복을 얻게 하려는 것(5)

감사^^* 2008. 10. 31. 16:12

고통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복을 얻게 하려는 것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정복한 후 사사들이 다스리던 시대에
야베스는 이스라엘의 남부 지방에
살았었다는 것까지는 우리가 알 수 있다.
그는 유다 지파로 태어나 결국 한 가문의 눈에 띌 만한
존귀한 자가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의 이야기는 "그 어미가 이름하여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는 그의 이름에 대한 설명으로부터 시작된다.
히브리 말로 야베스는 고통을 의미한다.
보다 문자적인 의미로는 `그가 고통을 불러오다
(혹은 불러올 것이다)' 라는 뜻이다.
장래가 그리 유망해 보이는 삶의 시작은 아닌 것처럼 들린다.
그렇지 않은가?
모든 아기들은 얼마간의 고통을 안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그러나 야베스의 출생에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었다.
어머니가 아들의 이름 속에 기억시켜두기로 했을 정도의 일이었다.
왜일까? 아마도 임신 기간 동안 혹은 출산 과정에서
큰 충격이 있었는지 모른다.
어쩌면 아이가 거꾸로 나왔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어머니가 무거운 심적 교통을 겪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동안 아이의 아버지가
그녀를 버렸거나 혹은 세상을 떠났을 수도 있다.
어쩌면 경제적인 파산으로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 염려와 두려움만 가져다줄 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고뇌에 찬 어머니의 고통이 무엇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것을 안다 해도 그 사실이 어린 야베스의
운명에 별다른 변화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어떤 사내아이라도 싫어했을 그런 이름을 지니고 자랐다.
원하지 않았던 아이라는 것을 매일 기억나게 하며,
"그래, 니 엄마는 무슨 생각으로 널 낳았다고
하더냐?"라고 빈정거리는 심술꾸러기들의 놀림 속에서
어린 시절을 견뎌내야 했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나 야베스라는 그의 이름이 가져다주었을 가장 심한 고통은
그의 장래가 그 이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생각된다는 점이다.
그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이름과 삶이 너무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한 사람의 이름을
삭제하는 것은 그를 죽이는 것과도 같았다.
그리고 아이의 이름을 지어줄 때 그 이름에는 아이의 장래에 대해
말해주는 예언이나 소망 같은 것이 내포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야곱이라는 이름은 `움켜잡는 사람' 이란 뜻인데
그 교활한 족장의 전기를 잘
보여주면서도 간단하게 표현해주는 이름이었다.
나오미와 그녀의 남편은 두 아들에게 말론과 기룐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그 뜻은 `허약하다'
`수척해지다' 였다.
그리고 두 아들은 정확하게 그렇게 되었다.
둘 다 어른이 되어 일찍 세상을 떠났다.
솔로몬이라는 이름은 `평화' 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름처럼 그는 전쟁을 겪지 않고 이스라엘을 다스렸던
첫번째 왕이 되었다.
`고통' 이라는 뜻을 가진 야베스라는 이름은 그의 장래를 위해
그리 좋은 징조가 되어주지 못했다.
장래에 대한 침울한 징조에 굴하지 않고 야베스는
자신의 길을 찾았다.
그는 노예 생활을 하던 조상들에게 자유를 얻게 해주셨고,
그들을 강한 적들로부터 구해주셨으며,
풍요로운 따에 정착할 수 있게 해주신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대해 들으며 자랐다.
어른이 되자 야베스는 이 기적과 새로운 시작의 하나님을
믿으며 그분을 강렬하게 소망하게 되었다.
어찌 구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그가 한 일이었다.
그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크고 사실같지 않은 그런 요청을 했다.
"원컨데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는 그의 간구에 나타난 긴박성과 인간적인 연약함을 좋아한다.
`복에 복을' 이라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히브리
표현은 마치 느낌표를 5개나 더하거나 아니면
고딕체로 쓰고 및줄을 그어 강조하는 것과도 같다.
나는 하늘로 치솟은 성벽 아래 우묵하게 파인
육중한 성문 앞에 성 있는 왜소한 야베스의 모습을 그려본다.
자신의 슬픈 과거와 현재 생활의 침울함을 무겁게
지고 있는 그의 앞에는 꽉 막힌 미래만이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두 팔을 위로 들어올리고 "아버지,아버지!
제게 복을 주세요! 정말로 많이 복주시기를 원합니다!" 라고 부르짖었다.
부르짖음이 끝나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언가가 부서지듯 엄청나게 큰 소리가 울렸다.
그런 다음 삐그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덜커덩하며 둥근 아치 모양의
거대한 성문이 그 앞에서 활짝 열렸다.
그리고 야베스는 새로운 삶을 향해 걸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