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 독서란 ▤/살아있는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10) 열 번째 할일 / 두려움에 도전해보기

감사^^* 2009. 5. 23. 19:23
열 번째 할일 / 두려움에 도전해보기


마이크는 케나다 서부 지역에서 몇 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서른일곱 번째 생일을 맞이해
회사에 사표를 내더니 그동안 모은 전재산
3만 달러를 한 노숙자에게 주어버렸다.
그런 다음, 갈아입을 옷 몇 벌만 챙겨 짐을 꾸렸다.
그는 오래전부터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낯선 사람들의 차를 얻어 타가며 북미
대륙을 대각선으로 횡단하겠다는 포부였다.
사람들은 `배부른 녀석의 정신 나간 짓'
이라며 한껏 비웃었다.
그의 목적지는 동해안에 있는 노스케롤라이나
주의 케이프 피어(Cape Fear)였다.
이것은 그가 정신적으로 무너지려 할 때 내린
절박한 결정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점심을 먹고 돌아왔을 때 갑자기 울음이 치밀었다.
죽음을 눈앞에 둔 불치병 환자에 대한 심층
기사를 작성하던 중이었다.
`내가 만약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면,
과연 어떻게 할까?'
그에게는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직장과
아름다운 여자친구 그리고 절친한 동료가 있었다.
지극히 평탄한, 나무랄 데 없는 인생이었다.
갑자기 그런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연약하게 살아온 자신의 인생이 서러워져
눈물이 났다.
마음을 가라앉힌 그는 케이프 피어에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곳에 정말로 `두려움(Fear)' 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삶의 모든 두려움을 극복하겠다는
굳은 다짐이기도 했다.
마이크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들을 하나씩
적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그는 보모를 무서워했다.
밤마다 우는 이름 모를 새와 검은 고양이, 뱀,
박쥐, 어둠, 파도치는 바다, 황야, 북적거리는
인파, 실패, 나약한 정신 등을 두려워했다.
아니, 두렵지 않은 게 거의 없었다고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몰랐다.
서른일곱 살이 되도록 유약하게 살아온 그는
길을 떠나기 전, 병상에 누워 있는 할머니의
전화까지 받았다.
"얘야, 너무나 위험한 일이란다. 부랑자들을
만나 위험한 일을 겪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는 더이상 망설이지 않고 케이프
피어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고속도로에서 살인 사건의 용의자나 강도처럼
험악하게 보이는 사람들 때문에 공포를 느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를 염려해주고 도와준 이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이었다.
마이크가 몸살이 났을 때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아스피린을 나눠주기도 했다.
민박집에서는 숙박비 대신 일을 해줬다.
몇 군데 낯선 가정집에서 머물기도 했다.
정신질환이 있는 마음 착한 사람도 만났다.
마이크는 금전적인 도움을 받지는
않았지만 모두 여든두 명의 낯선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그는 천둥과 번개가 치는 밤에도 젖은
침낭에 들어가 잠을 청하며 대륙을
대각선으로 횡단했다.
그 결과 7천여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약6주 동안에 걸쳐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케이프 피어의 우체국에는 여자친구가
보내준 현금 카드가 도착해 있었다.
그는 칸막이를 뛰어넘어 우체국 직원을 꼭
껴안아주고 싶었다.
그는 돈 없이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다.
힘겨운 여정을 통해 모든 두려움과 맞서
이겨나가고 싶었던 것이다.
그가 두려움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용감하게
찾아 나선 케이프 피어. 하지만 그곳은 결코
두려운 곳이 아니었다.
`Cape Fear' 라는 명칭은 16세기의 탐험가가
지은 것. 원래는 `Cape Faire' 였는데 `Cape
Fear' 로 잘못 표기되었고 그것이 그대로
전해 내려왔을 뿐이다.
단지 누군가의 실수로 말이다.
마이크는 마침내 깨달았다.
`마을 이름이 나의 두려움과 똑같구나. 나는
그동안 실수를 할까봐 늘 두려워했다는
사실을 알았어. 내가 두려워했던 것은 죽음이
아니었어. 치열하게 살아가야 할 삶을
두려워했던 것이지. 그래서 항상 비겁했던 거야.'


그가 6주나 걸려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곳에 이르러 얻은
것은 `목적' 이 아니라 `과정' 이었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6주간의 여정은 무자비한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같은 고통이 뇌리에는 전혀
다르게 기록됐습니다.
아름답고 달콤한, 자신만의 여정으로
남은 것이지요.
그것은 인생과도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몇 년을 노력해 도착한
목적지가 `단지 실수' 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자신이 원해서 간
길이라면 결코 헛된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