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세 번째 할 일 / 용서하고, 용서받기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어난 일이다.
한 부대가 숲 속에서 적군을 만났다.
격전이 벌어졌다.
그 과정에서 두 명의 병사가 낙오됐다.
두 병사는 부대를 다시 찾아가기 위해 산을
넘고 물을 건너서 갖은 고생을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마을 출신이었던 그들은
서로 격려하고 위로했다.
10여 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부대를 찾을 수
없었다.
걷는 것보다 참기 힘든 것은 배고픔이었다.
비상 식량은 떨어진 지 오래였다.
며칠을 나무 뿌리로 연명하다가 사슴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 사슴 고기 덕분에 며칠은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어떤 동물도 발견할 수
없었다.
인간의 전쟁이 짐승들에게도 처참한 패해를
입힌 모양이었다.
사슴 고기는 이제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젊은 병사가 고기를 배낭에 넣고 짊어졌다.
그렇게 길을 가다가 갑자기 적군과 마주쳤다.
두 사람은 기지를 발휘해 교묘하게 적군을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제는 안전하겠지' 하고 안심하는데
총소리가 울렸다.
앞서 가던 젊은 병사가 총에 맞았다.
다행히 총알이 어깨에 스친 가벼운 부상이었다.
뒤에 있던 병사가 황급히 뛰어왔다.
그는 두려움에 떨며 횡설수설하면서 젊은
병사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옷을 찢어 상처를 싸매주었다.
밤이 찾아왔다. 부상 당하지 않은 병사가
어머니를 부르며 구슬프게 울었다.
총을 맞은 젊은 병사는 망연히 먼 곳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이 지독한 상황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며 낙담했다.
배고픔이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이들 중 누구도 사슴 고기를 건드리지
않았다.
다음 날, 그들은 다행히 아군에게 발견되어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
50년이 지났다.
총을 맞았던 젊은 병사는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누가 나에게 총을 쐈는지 알고 있어요.
함께 가던 전우였습니다.
그가 나를 안았을 때, 그의 총구에서 화약
냄새가 났거든요.
그 당시에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가 왜 나에게 총을 쐈는지 아세요?"
앞서 가던 젊은 병사를 쏜 것은 뒤에서
가던 또 다른 병사였다.
얼마 남지 않은 사슴 고기를 혼자 차지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병든 어머니를 위해 꼭 살아남고
싶어했어요.
그렇지만 어머니는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했죠. 고향에 돌아와서 그와 함께
묘지를 차찾아가 기도했습니다.
그 사람이 내 앞에 무릎을 끓고 용서를
빌더군요.
나는 더 이상 말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저는 그때 진심으로 용서했어요.
우리는 그 이후로 세상에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죠.
50년 동안 지내면서 한 번도 그 일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그가 죽었고 이제 내 생명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털어놓는 겁니다."
용서는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뼈를 부러뜨려 다치게 하지는
않습니다.
용서는 상처를 감당하는 것이고,
나아가 상처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용서를 거절하면 더욱 많은 상처가
생길 뿐입니다.
용서하고, 용서를 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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