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 번째 할 일 / 고난과 반갑게 악수하기
딸이 아버지에게 하소연했다.
사는 게 너무나 힘들다고 불평을 늘어놓으며 다
포기해버리고 싶다고 했다.
딸은 한 달 전 남편과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벌였다.
남편은 불만을 터뜨리며 결국 짐을 꾸려 집을
나가버렸다.
아이의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일주일째 무단결석 중이라는 것이었다.
딸은 세상사에 신물이 났지만 아이를 겨우 설득해
학교에 데리고 갔다.
그런데 일이 생겼다.
집을 비운 사이 도둑이 들어 쓸만한 것들을 죄다
훔쳐갔다.
경찰이 출동해 수사를 하고 있는데, 아이의
학교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아이가 친구와 다투다가 계단에서 친구를 밀어
다치게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딸의 생활은 골칫거리의 연속이었다.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아버지는 오랜 경력의 주방장이었다.
아버지는 딸의 불만을 잠잠코 듣고 있다가 그녀를
데리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는 먼저 큰 솥에 물을 넣고 팔팔 끓였다.
그러더니 홍당무를 끓는 물에 넣었다.
그 다음에는 계란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커피 원두를 곱게 갈아 집어넣었다.
그는 그 세 가지를 계속해서 긇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딸은 아버지에게 이유를 묻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손놀림이 진지한 것을 보고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20분이 지나자 아버지는 불을 껐다.
먼저 홍당무를 꺼내 그릇에 담았다.
계란을 꺼내 또 다른 그릇에 넣었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잔에 따랐다.
그런 다음 비로소 몸을 돌려 딸에게 물었다.
"얘야, 지금 뭘 봤니?"
"홍당무랑 계란 그리고 커피요."
아버지는 딸을 손짓해 부르더니 홍당무를
만져보라고 했다.
홍당무는 아주 부드러웠다.
아버지는 계란을 까보라고 했다.
딸은 계란 껍질을 벗기며 `그저 잘 삶아진 계란일
뿐인데' 하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커피를 마셔보라고 했다.
딸은 향기 짙은 커피를 마셨다. 맛있었다.
"아버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신 거예요?"
아버지는 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되물었다.
"어떤게 너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니?"
너는 홍당무니, 계란이니, 아니면 원두커피니?
어려움에 부닥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현명한 걸까?"
고개를 숙이고 한참 동안 생각한 딸은 아버지의
깊은 뜻을 알 수 있었다.
딸은 마음을 고쳐먹었다.
집을 나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아이와 대화 시간을 늘리겠다고 결심했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 마음이 후련했다.
딸이 풀이한 아버지의 뜻은 이랬다.
홍당무, 계란 원두커피는 똑같이 팔팔 끓는
물에 들어가 서로 다른 반응을 나타냈다.
홍당무는 솥에 들어가기 전에는 딱딱하고 강했지만,
끓는 물 속에 들어가자 정반대로 부드러워졌다.
계란은 쉽게 깨지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얇은
껍질로 내부의 앵체를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펄펄 끓는 물 속에서 삶아내자 내부의
액체가 단단해졌다.
원두커피는 더욱 특이하다.
긇는 물에 들어간 뒤 하나로 융화되었고, 마침내는
물을 변화시켰다. 향기를 가득 담아서.
자기 자신에게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물어보세요.
역경은 진정으로 자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입니다.
역경이 지난 후에는 탄탄대로가 열립니다.
물론, 그 탄탄대로가 지나면 또 다른
자갈길과 역경이 있을 수도 있지요.
인생은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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