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일곱 번째 할 일 / 자신의 능력 믿기
담임 선생님이 종례 시간에 말했다.
"얘들아, 기쁜 소식이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소식은 이번 축제 때, 댄스 그룹 X가 특별
공연을 한단다.
그리고 더 기쁜 소식은, 우리 학생들도 댄스 팀을
만들어 X랑 함께 공연을 하기로 했다는 거다.
참가할 학생은 신청하라."
교실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숨넘어갈 듯한 환호성이 이어졌다.
기절할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아이들도 있었다.
어떤 여학생은 슈퍼스타들을 코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유독 그 아이는 차분하게 앉아 있었다.
"댄스 팀을 만든다. 참가할 학생은 신청하라."
선생님의 이 말이 귓속에서 빙빙 맴돌았다.
무언가가 잔뜩 부풀어올라 가슴속을 가득 채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 아이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성적도, 용모도, 옷차림도 튀는 법이 없었다.
취미란에 늘 `없음' 이라고 적던 아이였다.
하지만 그아이는 춤추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어릴 적에 발레리나 출신인 어머니의 강요에 못이겨
발레를 배운 적이 있다.
하지만 아이는 발레에는 관심이 없었다.
처음에는 억지로 연습하곤 했지만 나중에는
그것마저 하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아이의 소심함이었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다.
발레 교습소의 발표회를 번번이 망치는 것은 항상
그 아이였다.
연습 때는 곧잘 하는 편이었지만 공연 때 관객들
앞에 나서면 그만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것이었다.
아이는 늘 생각했다.
`난 키도 작고, 예쁘지도 않아. 이런 내가 발레복을
입고 사람들 앞에 서면 틀림없이 비웃음을 살 거야.
그럼 엄마가 창피해지겠지?'
결국 엄마는 딸을 발레리나로 만들겠다는 꿈을
포기하고 말았다.
아이는 발레 대신 텔레비젼에 나오는 댄스 가수들
흉내를 내며 홀로 춤추는 기술을 익혔다.
그러다 엄마에게 들켜 혼이 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엄마는 딸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룹 X가 온다니…. 댄스 팀에 들어가볼까?
사람들이 뭐라고 할까?
나를 받아주기나 할까? 엄마는 알게 되면 어떡하지?'
그날 밤, 아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자신의 춤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발레를 할 때처럼 망신을 당할까봐 두려웠다.
공연히 나섰다가 바보 되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밤을 꼬박 세웠다.
다음 날, 오후 학교 친구들은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재가 댄스 팀에 참가 신청을 냈대."
아이는 그날 저녁 열린 교내 오디션에서 1위로 통과했다.
남자이이들보다 힘있는 춤을 추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지도 교사는 아이를 댄스 팀의 리더로 뽑았다.
친구들은 이제야 아이의 존재를 발견한 듯했다.
`조용하고 평범하게 생긴 저 여자애가 댄싱 퀸이었다니!'
아이는 전교생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되었다.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기뻤다.
`나도 이렇게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두려웠다.
`많은 사람들 앞에 서면 또 실수하고 말 거야.
프로 댄스들하고 공연하는 건데 망신만 당할 게 뻔해.
역시 경솔했어.'
아이는 후회했다.
마침내 축제날이 되었다.
학교는 하루종일 시끄러웠다.
학생들은 꽃과 선물을 들고 교문 양쪽에 늘어섰다.
그룹 X가 나타나면 일제히 달려들 태세였다.
인근 하교 학생들은 물론, 동네 주민들까지 몰려와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수천 명에 이르는 인파였다.
아이는 무대 뒤에서 분장을 하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아이는, 분장을 끝내고 일어서서 거울을 보다가 쓰러질
뻔했다.
현기증이 심하게 일었다.
`오늘 공연은 틀림없이 엉망이 될 거야.'
그때 교장 선생님이 무대 뒤에 나타나 침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공연이 취소됐습니다. 그룹 X가 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대요.
어느 정도 부싱을 입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오늘 공연은 못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몽둥이로 뒤통수를 세게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귀가 멍멍하고 눈앞이 아득해졌다.
행사 진행을 맡았던 선생님이 취소되었다고 방송을
해야겠군" 하고 말했을 때야 정신이 돌아왔다.
선생님 앞으로 걸어간 아이는 작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비록 가수들은 못 오지만 그래도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고 싶어요. 우리 모두 열심히 연습했잖아요."
아이는 선생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려 댄스
팀을 둘러봤다.
그러자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그래요 우리끼리도 할 수 있어요."
공연을 안내하는 방송이 나갔다.
교문 근처에 서 있던 사람들이 무대 앞으로 우루루
몰려들었다.
대형 스피커를 통해 신나는 음악의 리듬이 쿵쿵
울려 퍼졌다.
사라믈은 리듬에 맞추어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댄스 팀이 무대로 뛰어나왔고 아이는 마지막으로 등장해
춤 실력을 선보였다.
아이가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을 보던
사람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특히 남학생들이 아이의 매력과 카리스마에 압도돼
넋을 잃었다.
`저렇게 멋진 여자애가 우리 학교에 있었단 말이야?
그동안 왜 전혀 몰랐을까?'
아이는 공연의 마지막을 고난도 기술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무대 옆 대형 스크린에 댄스 팀 참가 학생들의 이름이
올라갔다.
아이의 이름은 두 번 등장했다.
한 번은 팀의 리더로, 또 한 번은 안무가로.박수가
한참 동안 이어졌다.
비에 젖은 것처럼 땀이 흘렀다.
아이는 관중들을 천천히 둘러봤다.
맨 앞 줄에 서 있는 엄마의 모습이 감격한 듯 눈물까지
글썽였다.
관중은 아이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 순간은 달랐다.
아이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속에 뜨거운 이물질 같은 것이 치밀고 들어온
느낌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아이는 그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바로 자신감이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스스로를 사랑할 때 더 많은 이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모습보다 먼저 당신 스스로가
좋아하는 모습이 되어보세요.
그러려면 먼저 자신을 이해해야 합니다.
자신을 이해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 됩니다.
자신 있는 일을 하세요.
이 `자신감' 이 사람을 완벽하게 만듭니다.
'▤ 독서란 ▤ > 살아있는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46)마흔여섯 번째 할 일 / 꿈을 설계하고 성취하기 (0) | 2018.04.30 |
---|---|
(45)마흔다섯 번째 할 일 / 자신에게 상주기 (0) | 2018.04.27 |
(44)마흔네 번째 할 일 / 사소한 것에 위대함 찾아보기 (0) | 2018.04.27 |
(43)마흔세 번째 할 일 / 먼곳의 친구 사귀어보기 (0) | 2018.04.24 |
(42)마흔두 번째 할 일 /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배우기 (0) | 2018.04.24 |